부모님을 모시고 하는 여행은 신경쓸 게 여간 많은 것이 아니다.

이렇게 먼 나라에서는 특히 먹을 것과 잘 곳이 관건이다.


호텔이 안정적인 선택이 될 수 있지만

객실을 따로 잡아야 해서 불편함이 있었고 매끼니 한식을 포함할 수 있는 한인민박을 이용해보기로 했다.

처음에는 아침식사로 한식이 나오는 곳들을 찾아봤지만,

나머지 조건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우리가족만 사용할 수 없어 부모님이 불편해하실 것 같았다.

최종 결정한 곳은 생제르맹에 있는 단독 민박으로 이곳에 다녀온 지인의 추천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




<생제르맹 콘도 1호점 주변 관광지>



파리는 가본 적도 없고 정말 완전 무지한 상태라 에펠탑과 오페라역 근처나 끄적거리고 있었는데

그 지인이 생제르맹 지역을 추천했다.

일단 지하철역과 가깝고 주변 명소와도 가까이 갈 수 있다고 해서 더 생각도 않고 예약을 했다.


실제로 내가 다녀보고 도보로 다닐 수 있는 명소 몇 곳을 지도에 표시했다.

그렇다고 초근접한 것은 아니고 대략 30분 내로 갈 수 있다고 보면 된다.

에펠탑, 개선문, 몽마르뜨 같이 아예 떨어져 있는 곳을 제외하면 웬만한 곳은 걸어서 다녀도 된다. (마레지구까지도 커버할 듯...)

숙소부터 뤽상부르 공원까지 5~10분 정도 걸린다.


[생제르맹 콘도 주변 마트에 관한 정보]


1. 숙소 너머에는 슈퍼마켓

이곳에서 장을 봤는데 온리 한식을 고집하는 사람이 먹을만한 재료는 많지 않다.

첫째날 저녁에는 밥도 짓고 라면을 끓이고 샐러드도 하고 달걀 후라이도 하고 집밥을 준비했다.

식사 준비를 하기 전에 아빠가 소주 한 잔을 원샷하고는 취해서 엄마랑 싸웠는데 밥을 먹으면서 풀어졌다.

부실하긴 하지만 그래도 집밥을 먹으니 다들 맘이 편해지고 안정된 기분이 들었던 것 같다.

위치는 위 지도에 표시했다. 1층에 옷매장이 있어 헷갈리는데 슈퍼는 지하에 있다.


2. 일본 마트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근처에 일본 마트가 있는데 여기에 신라면 같은 우리나라 음식을 구할 수 있다.

엄마아빠가 보는 것만으로 엄청 반가워하고 좋아하셔서 마음이 아팠다.. ㅠ

전날 에스까르고도 엄청 맛있게 드셨으면서 그래도 한국음식이 제일 좋으신가 보다.


<일본 마트 위치>





이제부터 숙소와 관련된 내용


사진은 숙소가 있는 건물 대문으로 들어가서 찍은 것이고,

반지하 창문 말고 그 위 1.5층의 창문이 우리가 이용한 숙소이다.

에어비앤비에서 '여행은 살아보는 거야'라는 카피를 썼을 때 엄청 와닿았는데

외국생활을 해본 적이 없는 나는, 파리 사람들이 실제로 생활하는 집에서 머무르는 기분이 아주 색달랐다.

아침에 출근하러 분주히 나오는 주민들을 보니 진짜 파리에 온 기분도 들고..ㅋㅋ


집주인분과는 미리 카톡으로 연락을 주고 받았다.

사전에 날씨라든지 한국에서 아무리 감을 잡으려 해도 잡을 수 없는 현지 정보에 대한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파리에 도착하는 시간, 도착하는 곳을 사전에 알려드리고 숙소 앞에서 만났다.


숙소에 올 때는 택시를 탔다.

부모님을 모시고 간다고 하니 집주인분이 그럼 택시를 이용하시라고 추천을 해서 결론적으로 그렇게 했으나,

파리북역에 안 좋은 기억도 있고 말도 안 통하고, 처음 온 나라라서 택시가 좀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유로스타 안에서 우버앱을 설치해서 우버를 이용했다.

말로만 듣던 글로벌 어플을 처음 사용한 순간... 좀 뿌듯했다.


그런데 파리북역의 낮은 전에 왔을 때와 너무나 달랐다.

사람이 엄청나게 많고 복잡하고 차는 밀리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우버앱도 처음 써봐서 한 개도 모르겠고 택시는 오는 건지 마는 건지..

예약 취소를 해야 하는 건지 아주 혼란스러웠는데 우버에서 택시 정보와 현재 위치가 실시간으로 표시되는 것이 큰 도움이 됐다.

택시를 타고 현재 가는 경로가 맵에 잡히고 결제는 사전에 등록해놓은 카드로 슝..

우버 만세 ㅠㅠㅠㅠㅠㅠ

아, 그런데 유로스타가 영국에 있을 때 등록을 하는 바람에 쿠폰은 사용하지 못했다.

꼭 우버를 사용할 현지에서 쿠폰을 등록하는 걸로..ㅠㅠㅠㅠㅠㅠ





숙소에 들어왔다.

숙소는 방 1, 욕실 1, 주방1 이렇게 구성되어 있다.


방에는 퀸 침대, 싱글 침대, 싱글 침대 아래 간이 침대, 4인 식탁, 행거가 있다.

식탁 위에는 주변 정보와 파리 지도가 있어 유용하게 사용했다.


오래된 주택을 리모델링한 숙소라 아주 목재 구조물이 벽과 천장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아주 고풍스럽다.





부모님은 퀸 침대를, 나는 싱글 침대, 동생은 간이 침대를 썼는데

간이 침대까지 꺼내고 나면 방이 꽉 찼다.

숙소에는 와이파이가 설치되어 있는데 속도가 기가 막히다.





첫 번째 사진의 창문이 바로 여기다.

창문 아래에는 라디에이터가 있는데 켜놓으면 방이 금세 따뜻해진다.






아주 유용했던 주방

필요한 주방 기구들이 모두 구비되어 있다.

쌀도 있다. (!)


그리고 여기에 드럼 세탁기도 있는데 제일 좋았던 구비물품을 꼽으라면 바로 이 세탁기.

추울 때라 아무래도 옷 부피가 크고 짐이 커지는데 세탁기가 있어서 짐을 줄일 수 있었다.

한국에서 출발하기 전에 빨아서 입자고 설득ㅋㅋ

어차피 계속 같은 외투를 입고 있으니 사진에는 다 똑같이 나오니까..ㅠ

욕실 수건도 4인 가족이다보니 많이 쓰게 되는데 계속 빨아서 쓸 수 있어서 편했다.





아담한 욕실

수건이 서랍에 꽉 차있다.

샴푸나 바디클렌저 등도 기본적으로 구비되어 있고

뜨거운 물이 콸콸 나와서 밤에 샤워를 하고 나면 피로가 싹 풀리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욕실 문 옆 벽에는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봉들이 걸려있다.

단순한 히터인줄 알았으나 빨래를 건조할 수가 있었다.

저녁에 세탁기를 돌리고 빨래를 걸어놓으면 밤새 말라있어서 신세계였다.


파리에 오기 전에는 생각도 못했던 이 숙소의 장점을 더 풀어놓자면,

1. 숙소에서 아래 방향으로 조금만 가면 드럭스토어가 나오는데 여기서 쇼핑을 하고 숙소에 가져다놓을 수 있었다.

2. 사방팔방에 관광지가 있어서 중간에 힘들면 숙소에 들어와 쉴 수 있었다. 어디 갔다가 오는 길에 잠깐 쉬었다가 다른 곳에 가고..

3. 집주인분이 짱짱짱. 준비를 잘 못하고 온 여행이었는데, 집주인분 덕분에 주변에 뭐가 있는지 어디를 가면 되는 지 정말 큰 도움을 받았다.

집주인이 아니었다면 엄마아빠가 그리 좋아하시던 일본 마트도 절대 알 수 없었을 듯...

4. 집주인분께서 파리에서 빵집을 하신다고 했는데 숙박객에게 빵과 마카롱을 가져다 주신다. 이 빵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빵이었다..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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