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에 살면서 이런 저런 맛집을 다니다 보니 느낀 점 하나는 은근히 만두 맛집이 많다는 것입니다. 다른 음식이 메인 메뉴고 만두는 서브인데 만두를 먹다가 깜짝 놀라는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이 날은 만둣국이 먹고 싶어서 나갔었는데요, 원래 다른 식당을 갔었는데 며칠 휴가라고 붙어있는 것을 보고 발길을 돌리려다 손만두라는 간판을 보고 들어갔습니다. 유리창에 비치는 순대국집을 자주 다녀서 <이루면>이 눈에는 익었지만 그냥 분식집인가 하고 말았었는데 진작 와볼 걸 그랬어요.

 

<평택 이루면 위치 : 평택시 무지개공원4길 12>

대표전화 : 031-657-8627

영업시간 : 오전10시 ~ 오후8시 (토요일은 오후 3시까지 / 일요일 휴무)

 

가게 내부는 매우 깔끔했습니다. 곳곳에 손으로 직접 만든 것 같은 예쁘고 아기자기한 소품들 덕분에 눈이 즐거웠습니다.

 

메뉴판
원산지 표시

이루면에서 맛볼 수 있는 메뉴입니다. 칼국수, 만두국, 감자전이 눈에 띄네요. 원산지도 아주 구체적으로 적어 놓으셔서 믿음이 갑니다.

 

가게에 들어갔을 때, 주방에서는 사장님께서 한창 만두를 빚고 계셨습니다. 저희에게도 만두를 빚어야 해서 약간 기다릴 수 있다고 했었는데 바로 만든 만두를 먹을 수 있어서 더 좋았습니다. 

 

갑자기 날이 쌀쌀해져서 꽤 추웠는데 사장님께서 따뜻한 물을 가져다 주시네요. 보리차는 아니었고 구수하고 아주 좋았습니다. 테이블 위에 하마 후추통이 아주 귀여워요.

 

반찬으로는 무생채와 배추김치가 나옵니다. 자극적이지 않고 시원하고 신선한 맛이었습니다. 저는 사먹는 반찬, 조미료가 들어가 있는지 그런 것을 잘 구분하지 못합니다만, 여타 식당과 다른 이 집만의 김치 맛이 느껴지는 것을 보아 김치도 직접 담그시는 것이 아닐까 감히 추측해봅니다. 

 

이루면 만둣국

그다지 오래 걸리지 않아 만둣국이 나왔습니다. 커다란 면기에 제 주먹만한 왕만두가 5개가 들어있습니다. 국물은 미루어 짐작컨데, 멸치육수가 아닐까 싶습니다. 사골육수에 비해 개운하고 시원한 맛이 납니다. 집만두나 김치만두로 국을 끓일 때는 멸치육수가 더 잘 맞는 것 같아요. 

 

만두 하나를 앞접시에 덜었더니 접시의 절반은 되겠더라고요. 제가 적게 먹는 편은 아닌데 만두가 큼지막해서 4개까지만 먹고 하나는 가족에게 넘겼습니다. 속도 꽉 차 있어서 아주 실해보이죠?

 

만두는 김치와 고기가 듬뿍 들어간 완전 집만두! 저는 이날 처음 와봤으니 막연하게 김치만두겠거니 했는데 한 입 먹어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저희 엄마가 겨울에 김장김치로 두부랑 고기 많이 넣어서 만두를 자주 빚는데 딱 그 맛이었거든요. 한 솥 쪄내면 끝없이 들어가는 집만두 스타일이었습니다. 보통 만둣국을 먹으러 가면 김치만두는 그것대로, 고기만두는 또 그것대로 예상되는 맛이 있는데 여기는 그 둘하고 전혀 다른 맛입니다. 맵지 않고 담백한 편이고 김치, 고기, 두부의 맛이 골고루 느껴지는, 이게 바로 풍성한 맛이구나 하는 생각이 딱 듭니다. 진짜 맛있어요!

 

김치 한 점 올려서 입 안 가득 먹어봅니다. 한 대접 먹고 나왔더니 기운도 나고 몸이 따뜻해져서 외투도 벗고 다녔습니다. 우스갯소리로 육수낼 때 산삼이라도 넣으셨나 했을 정도였어요. 정성스러운 음식을 먹은 덕분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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