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약탑과 가까워요

베스트 웨스턴 플러스 호텔 메테오르 플라자 혹은 Best Western PLUS Hotel Meteor Plaza,

2019년 6월에 숙박한 후기.

 

프라하는 이번이 두번째 여행이다. 4년 전 첫 번째 여행에서 나는 많은 에피소드를 만들었는데, 그 중 하나는 프라하라는 도시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되었다.

 

당시 숙박했던 호텔은 Mustek역에서부터 까를교 방향으로 약 10분 정도 떨어져있었다. 나는 오전 팁투어에 참가할 예정이었다. 팁투어 장소인 시민회관은 Náměstí Republiky역 근처에 있었고 한국에서 으레 그러하듯 지하철을 타고 갔다. 시민회관에서 출발한 팁투어가 바츨라프 광장에 이르렀을 때 나는 너무나 놀랐다. 고작 5~10분 걸어오면 될 거리를 지하철을 타고 왔다니!

 

이 에피소드는 TMI가 아니라 그만큼 프라하 시내가, 특히 주요 관광지들은 도보권에 있으니 위치에 대해서는 우선순위를 낮게 가져가도 된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적었다.

 

지난 번의 무지가 교훈이 되어 이번에는 지하철 B노선 혹은 쇼핑몰이 가까운 곳을 중점적으로 호텔을 찾아봤다. 그렇게 물망에 오른 곳이 바츨라프 광장과 나메스티 광장이었다. 그 다음, 가격과 후기, 조식 포함 여부 등을 고려하여 최종적으로 Náměstí Republiky역에 위치한 베스트 웨스턴 호텔 미티어 플라자를 예약했다.

 


 

호텔 위치

호텔 주변 주요 스팟

이 호텔은 주요 스팟과 도보로 이만큼 걸린다(내 기준). 튼튼한 두 다리만 있으면 웬만한 곳은 다 걸어서 다닐 수 있지만, 쇼핑은 전혀 생각이 없고 관광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싶다면 프라하성-까를교-천문시계탑 이 사이에서 찾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 지하철, 트램 : 5분 이내
  • 팔라디움 백화점, 대형마트와 K마트(서로 옆에 붙어있음) : 5분 이내
  • 화약탑 : 5분 이내
  • 바츨라프 광장 : 10분
  • 천문시계탑, 하벨시장 : 10분
  • 까를교 : 15~20분
  • 프라하중앙역 : 도보로 가보진 않았지만 위 스팟 소요시간을 봤을 때 10분 정도로 예상한다

 

▼ 구글 지도 첨부.

 


객실

내가 숙박했던 객실은 더블 베드가 있는 스탠다드룸으로, 호텔 건물 2층에서도 제일 안쪽에 위치해있었다. 그래서 호텔 홈페이지나 예약 사이트에 나와있는 사진과 구조가 판이하게 달랐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옷장이 있는 전실이 있고, 바로 앞에 화장실이 오른편으로 침실이 있는 구조였다. 침실이 생각보다 많이 좁았지만 공간이 구분되어 있어 편한 점이 있었고 제일 안쪽에 있어서 복도소음도 전혀 없었다. 물론, 방을 오고 갈 때 좀 멀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전실에 있는 옷장

전실에는 옷장과 전신 거울이 있다. 옷장 안에는 금고도 들어있고 옷걸이도 충분히 있다. 옷장 덕분에 좁은 객실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전실에서 침실을 바라본 사진. 화장대를 겸할 수 있는 책상과 암체어, 침대가 있다. 커튼을 젖히면 창 밖으로 중정을 내다볼 수 있다. 책상 아래에 아주 아주 작은 미니바가 있는데, 이미 음료들로 가득 차 있어서 내가 산 것들을 넣으려면 그 음료들을 꺼내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다. 커피포트와 티백, 컵도 있고. 나처럼 USB에 동영상을 담아 TV에 연결해 보는 분들이 있을까 해서 첨언하는데, 벽걸이 TV에 USB를 꽂는 부분은 보이지 않았다.

꿀잠 오는 더블 침대. 특징이라고 한다면, 이불이 두 채라서 따로 따로 덮고 잘 수 있다. 침대 양 옆으로는 캐리어를 펼칠 수 있는 정도로 여유 공간이 있다. 사진 상으로 왼쪽 협탁쪽에는 콘센트가 없었고 오른쪽 협탁 옆으로 콘센트가 있었다. 머리맡 근처에서 핸드폰을 충전할 수 있는지 여부는 중요하니까.

보기보다 침대 옆으로 여유 공간이 꽤 된다. 사진 가장 오른쪽, 벽에 붙어있는 것은 에어컨 조절기. 그 위에 에어컨이 달려있는데 객실 층고가 엄청 높아서 에어컨도 매우 높이 달려있다. 아무렴 상관없다. 유럽이 폭염 때문에 난리인데 에어컨이 시원하게 돌아가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다. 그런데 에어컨이 가동될 때 물 흘러가는 소리가 들린다. 자는데 별 무리는 없지만 작은 소음에도 예민하다면 한 번 짚고 넘어갈 필요는 있다.

침대에서 보이는 모습. 좀 지저분하지만..ㅠㅠ;;;

깔끔하고 환한 욕실. 칫솔과 치약은 없고 핸드워시, 샴푸 겸 바디워시가 디스펜서로 달려있다. 1회용 면도기도 없었던 것 같다. 어매니티를 쓰진 않았는데 비누와 머리망 정도가 있었다. 그냥 가져가는 게 나을 듯.

적당한 크기의 샤워부스. 샤워기 수압은 괜찮은 편이고 온수도 잘 나온다. 샤워부스 문을 잘 닫으면 부스 밖으로 물이 새어나가지 않는다. 간혹 호텔 중에 욕실이 건식이면서 샤워를 하고 나오면 바닥에 물난리가 나는 경우가 있어서 난감할 때가 있다. 다행이 여기 욕실은 한 방울도 나가지 않더라. 

작은 해프닝이 있긴 했다. 샤워부스 문이 양쪽에서 닫는 방식인데 한쪽 문의 쫄대가 떨어져나간 것. 다시 옷을 챙겨입고 나가기도 애매해서 주섬주섬 끼워뒀다. 

 


조식

이 호텔의 가장 큰 장점은 조식이다. 예약할 때 아예 조식 포함으로 예약을 받더라. 빵, 샐러드, 치즈, 햄, 과일 등 서양식 뷔페 스타일인데 세상에 너무 맛있다!!! 맛만 두고 보면 여태 다녔던 호텔 중에 베스트 1~2위 정도로 꼽고 싶다. 첫날 간단히 먹어야지 하고 가볍게 한 접시를 떠왔는데 정말 맛있어서 그 다음부터는 아예 차려서 먹었다. 다른 숙박객들이 자리를 오고가며 몇 접시씩 차려다 먹길래 대식가가 많나부다 했는데 내가 그렇게 되더라.

빵은 식빵과 크로와상, 파이, 바게트, 곡물빵, 케익까지 아주 다채롭게 제공되었다. 다 먹어보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과일도 딸기, 멜론, 파파야멜론, 천도복숭아, 수박, 포도 일단 가짓수부터 만족스러웠다. 한국에서는 이미 제철이 지나 아쉬웠던 딸기가 달콤하니 반가웠다. 티는 티팟으로 우려 마실 수 있고 주스도 그냥 마트 주스가 아니더라. 조식 때문에라도 다시 오고 싶은 호텔.

 


 

만점 10점에 9점 이상을 주고 싶을 정도로 만족스러웠던 호텔이지만 굳이 몇 가지 아쉬운 점을 뽑자면 다음과 같다. 체크인 시 여자분은 내 기분이 좋아질 정도로 친절했지만 체크아웃을 할 때 남자분은 좀 무뚝뚝한 것? 프라하를 다니다보면 느낄 수 있는 무뚝뚝함이라 불친절하다라고까지는 할 건 없지만 워낙 그 전에 기분 좋은 응대를 받아서 좀 비교가 되었다. 그 밖에, 객실 청소 후 창문을 열어놨는데 벌이 들어와있어서 놀랬던 작은 해프닝, 아침 일찍 일어나 기분 좋게 커튼을 젖히는데 맞은 편 1층 객실 어느 남자가 나체로 앉아 담배를 피고 있던 또 다른 해프닝들-옆으로 앉아있어서 안구 보호를 할 수 있던 게 천만다행이었다. 아, 엘리베이터도 캐리어를 들고 있는 두 사람이 들어가면 꽉 찰 정도로 작다. 하지만 2대가 운영되고 있어서 이것도 큰 불편사항은 아니다. 없는 호텔에 비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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