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기준 작성)

3년만에 파리 여행을 떠나게 됐다. 3년이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초심자의 마음으로 여행을 준비하지 않았다면 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뻔했다.

 

여행을 준비할 때 가장 많이 의존하게 되는 곳이 인터넷이다. 수 많은 여행객들이 모인 카페, 자신의 경험을 사진과 함께 정리한 블로그, 현재 시점의 현지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인스타그램 등. 방대하고 다양한 정보들은 내게 많은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걔 중에는 맞지 않은 정보도 있어 잘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보를 선별하느 과정에서, 그것이 얼마나 최신의 것이냐는 꼭 따져봐야 한다. 그때는 맞았지만 지금은 틀린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 지금 내가 속한 사회의 1년 전과 현재를 비교해보라. 없던 도로가 생겼거나, 예전에는 사람이 주문을 받았는데 이제는 키오스크가 대신한다거나, 버스 노선이 바뀌었거나, 기타 등등.

 

나는 2019년 6월 8일에 파리로 향했다. 가급적 최신의 정보를 종합해 떠났음에도 실제로 겪어보니 달라졌거나, 이런 상황이니 이렇게 준비하면 좋겠다는 팁을 곁들여 여행 후기를 대신해보고자 한다.

 


 

누군가에게는 안전하지만 나에게는 위험할 수 있는 도시

백팩에 자물쇠를 걸고 바람막이점퍼를 씌웠는데도 소매치기가 붙었다

소매치기, 싸인단, 날치기... 파리의 치안에 대한 의견은 극단적이다. 에코백을 매고도 잘 다녀왔다는 사람이 있는 반면, 자물쇠에 옷핀까지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순식간에 털렸다는 사람도 있다.

 

실제로 가보면 여느 도시와 다를 바 없다. 지하철에 탄 사람들은 아무런 거리낌이 없이 핸드폰을 보고 있고, 관광객 중에 자물쇠를 차고 있는 사람은 나 밖에 없는 것도 같다. 여행 내내 털리거나 털어가는 것을 보지도 못했는데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평화로움을 즐기는 찰나의 빈틈을, 소매치기들은 귀신 같이 캐치한다. 사진을 찍기 위해 핸드폰 카메라를 켜는 틈, 사진을 찍히기 위해 자리를 잡는 잠깐의 틈도 노린다. 이렇게 나는 2번의 사인단과 1번의 소매치기를 맞닥뜨렸다.

둘러쌓이기 전에 제지를 해서 큰 일을 겪지는 않았다만 순간 방심하면 표적이 될 수 있겠구나 싶다.

 

그렇다고 여행에 방해가 될 정도로 위협을 느끼거나 사서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 일행이 있다면 혼자 떨어져있는 순간을 조심하고, 핸드폰은 손에 쥐거나 목에 걸고, 가방은 쉽게 열 수 없게 하고 이동 중에는 잘 잡고 다니는 등, 최소한의 경각심을 갖는다면 그렇게 위험하지는 않다.

 

 

파리 뮤지엄 패스 사전 준비 or 입장권 예매는 기본

패스트트랙에서 바라본 대기줄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방문하는 도시 중 하나답게 파리 시내 관광지들은 사람들로 북적북적하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뮤지엄 패스를 소지하고 있거나 입장권을 사전에 구매를 해서 출력을 해온다. 입구 앞에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늘어선 대기줄의 사람들은 이미 티켓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에 비해 매표소는 한가해보일 지경.

 

루브르 박물관의 경우, 예전에는 뮤지엄 패스가 있거나 티켓을 예매한 사람들을 패스트 트랙줄로 세웠고 티켓을 구매하지 않은 사람들은 오른쪽에 구분해서 줄을 세웠다. 불과 몇 개월 전에 방문했던 한 블로거도 그렇게 했다고 적었다. 하지만 이제는 특정 시간대 우선 입장을 할 수 있는 티켓을 가진 사람들이 왼쪽 패스트 트랙 줄에 선다. 예전에 티켓 미소지자가 섰던 오른쪽 줄은, 이제 뮤지엄 패스를 가진 사람들의 차지가 되었다. 입장권 미소지자를 위한 대기줄도 한 켠에 있지만, 입장을 할 수 있는 순서가 되려면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할 것이다.

 

★ 베르사유 궁전이나 루브르 박물관처럼 대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으로 유명한 곳들은 타임 티켓(패스트 트랙)을 구매해가는 것도 추천한다.

 

나는 루브르 박물관에 8시 30분에 도착해 뮤지엄 패스 대기줄에 섰다. 예전에는 오픈하자마자 바로 들어갈 수 있었는데 이제는 9시 티켓을 구매한 사람부터 들여보내준 후 뮤지엄 패스 소지자를 들여보내줬다. 그렇게 입장한 시간이 9시 20분.

 

베르사유 궁전의 경우, 8시 40분쯤 도착했었는데 뮤지엄 패스와 일반 입장권 줄이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마어마하게 길었다. 뮤지엄 패스를 이미 구매했으니, 아침 일찍 가면 되지 않을까 했던 내 생각은 완전히 오산이었다. 여행 일정이 며칠 되지 않아 혹시나 싶어 9시 타임 티켓을 예매해가길 천만 다행이었다. 

 

에펠탑도 패스트트랙권이 필요하다는 것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여행 일정이 갑자기 잡혀서 내가 예약할 수 있는 시간은 딱 하나 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사람들이 가장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오후 1시. 당일 12시에 도착해 12시 30분부터 줄을 섰고, 1시에 엘리베이터 대기줄로 입장해서 1시 30분에 엘리베이터를 탔다. 패스트 트랙도 한 시간은 기다려야 했는데 이걸 사지 않았다면 얼마나 기다려야 했을 지.

 

 

베르사유 궁전 버기카(전기차) 이용, 한국 면허증으로도 가능하다.

버기카를 타는 동안 체력이 많이 충전됐다

베르사유 궁전의 정원 관람을 도보로 하는 것은 내 체력으로 도저히 불가능함을 이미 경험한 터, 사전에 정원 내 이동 수단에 대해 알아보았다. 베르사유 정원에서는 쁘띠 트레인, 자전거, 버기카, 이렇게 세 종류를 운영하고 있는데 각각 장단점이 있다. 쁘띠 트레인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출발지가 정원 입구와 가깝지만 각 정류소마다 대기줄이 어마어마하게 길 수 있다. 자전거는 이동이 자유롭고 버기카보다 저렴하지만 대여소가 애매하게 멀리 떨어져있다. 버기카는 체력을 가장 아낄 수 있는 수단이지만 대여료가 아주 많이 비싸고 다닐 수 있는 동선이 제한되어 있다.

 

내 경우, 자전거 대여소는 너무 멀리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쁘띠 트레인 매표소는 오픈을 하지 않아서 버기카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내심 가장 편한 버기카를 바라기도 했지만.

 

사전에 알아본 바, 버기카를 대여하기 위해서는 국제 면허증이 꼭 필요하다는 후기가 많았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도보로 다녀야 하는 건가하고 포기를 하려다, 직원에게 물어나보자 하고 한국 면허증만 가지고 있는데 버기카 이용이 되냐고 물어봤다. 당연히 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버기카 키를 수령하고 한국어로 된 가이드맵도 받았다.

 

잘못된 정보를 그대로 믿었다면 이날 얼마나 많은 시간과 체력을 소비했을 지, 그리고 이 이후의 일정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쳤을 지 까마득하다. 혹시나 이것 때문에 미리 국제 면허증을 발급받거나 아니면 버기카를 포기하는 사람이 있을까봐 꼭 정정하고 싶다. 운전을 할 수 있는 여행객이라면 한국 면허증을 잘 챙겨가서 시간과 체력을 아끼는 버기카 관광을 해보길 바란다.

 

 

파리 뮤지엄 패스 정책 변경 (2019년 7월부터)

파리 뮤지엄 패스로 입장할 수 있는 루브르 박물관

올해 7월부터 뮤지엄 패스 정책이 변경되었으니 필히 확인하고 준비를 하는 것이 좋겠다. 재방문이 안 되는 부분은 아쉽지만 대부분 여행자에게 유리하게 바뀌었다. 바뀐 내용은 다음과 같다.

(출처 : 파리뮤지엄패스 홈페이지 http://parismuseumpass.co.kr/pmp_changenotice_20190620/)

더 이상 유효기간이 없습니다.
새로운 파리뮤지엄패스는 유효기간이 지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무기명으로 이용합니다.
여행자는 파리뮤지엄패스에 이름과 첫 개시일자 기재없이 이용하게 됩니다. 패스의 바코드를 스캔하는 순간부터 시작됩니다.

첫 방문부터 시간으로 계산됩니다.
파리뮤지엄패스 이용자는 아침부터 시작하지 않아도 됩니다. 언제든지 원하는 시간에 개시하여 이용할 수 있습니다.  2일권은 48시간, 4일권은 96시간, 6일권은 144시간 동안 이용 가능합니다. 2일권을 수요일 오후 3시에 개시시, 금요일 오후 3시까지 이용할 수 있습니다. 파리뮤지엄패스를 100%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각각의 박물관 입장은 1회 허용됩니다.
파리뮤지엄패스로 각각의 박물관은 1회씩 입장 가능합니다. 중복 방문은 불가합니다.

* 2019년 12월 31일까지 유효한 파리뮤지엄패스를 구매한 분들께서는 기재된 유효기간까지 이용 가능합니다.
* 유효기간이 기재된 파리뮤지엄패스를 새로운 뮤지엄패스로 변경 불가합니다.
* 박물관 입장 1회 허용 규정은 구패스에도 적용됩니다.
새로운 파리뮤지엄패스는 2019년 7월 15일부터 배송됩니다.

 

가장 정확한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프랑스 어느 공휴일, 에펠탑 정상에서

포털 사이트에서 보여주는 검색 결과는 검색 키워드에 대응해 정확성은 높을 지 모르지만 최신성은 내가 한 번 필터링을 거쳐줘야 한다. 때문에 해당 장소의 휴무일이나 가격 등은 오늘과 내일이 다를 수 있다. 

 

일례로, 파리 시내 쁘렝땅 백화점의 휴무일을 검색하면 제일 상단에 일요일은 휴무라고 나온다. 내가 출발일 전에 구글맵에서 쁘렝땅 백화점 및 여러 상점을 클릭했을 때, 좌측에 나오는 영업시간에 월요일은 휴무라고 나왔다. 2년 전까지 쁘렝땅 백화점은 일요일이 휴무였고, 내가 검색한 월요일은 공휴일이어서 대부분의 상점들이 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그 어느 곳도 휴무는 아니었다. 쁘렝땅 백화점의 휴무일 정책은 변경이 됐고, 그 월요일은 모든 근로자가 쉬는 공휴일은 아니었다.

 

주요 관광지의 요금이나 음식점의 가격도 늘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 때문에 요금과 관련한 정보는 특히나 최신성이 중요하다. 블로그 후기나 여행책은 최신의 정보를 반영하기에 좀 늦은 편이 있다. 휴무일이나 요금 등 어떤 장소에 대한 기본 정보는 공식홈페이지를 꼭 한 번씩 확인할 필요가 있다.

 


 

 

내가 알게된 것을 다른 사람과 나누려는 태도는 참 고마운 것이다. 그 고마움에 나도 이렇게 변변치 않은 포스팅을 하고 있지만, 고작 며칠, 몇 시간에 취득한 경험과 데이터에 자신감을 갖는 것은 경계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고작 며칠 전의 경험을 녹인 이 글도 지금 이 순간에는 틀렸을 수 있다. 어쨌든 되도록 많은 정보를 접하되 약간은 의심하고 팩트 체크를 해보기를 바란다. 사소하게 잘못된 정보가 후회를 만들 수 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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