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스프레소를 들였다.

 

네스프레소 선택

10년 전에 맛 본 캡슐 커피가 너무 맛이 없고 일리 커피도 그닥이었던 지라 캡슐 커피머신을 들인다는 것에 고민을 많이 했다. 하지만 커피 머신을 사자니 관리도 번거롭고 머신만 필요한 게 아니라 여러가지 사들여야 할 게 많더라. 그래서 적당히 타협을 했다. 커피 맛이 상대적으로 더 좋다는 평가를 받는 일리를 두고 네스프레소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캡슐 수거 정책 때문이었다. 커피 캡슐은 그대로 쓰레기통행이라 들었는데 네스프레소는 자체 수거를 하고 재활용도 한다하니 지구와 환경에 대한 죄책감을 덜 수 있었다.

 

라티시마원 구입

나는 아메리카노와 라떼를 마시고 신랑은 바닐라라떼나 카라멜마끼아또를 마신다. 라떼를 만들기 위한 우유스팀기의 추가 구매를 고려해야 했다. 캡슐 커피머신에도 이 같은 취향을 반영한 모델이 있었다. 라티시마원, 그리고 에어로치노가 딸려오는 시티즈나 에센자 미니 등등. 둘 간에는 장단점이 명확했다.

  • 라티시마원 : 핫밀크만 가능하다. 그리고 이건 구매를 한 이후에 알게된 사실인데, 핫밀크만 뽑는 것도 안 된다. 밀크 모드가 다 돌아간 후에 컵을 바꾸면 되는 편법을 써도 되지만 좀 아쉽게 느껴진다. 밀크 저그 등등 관련 부속품을 물 속에 퐁당 빠뜨려 세척을 할 수 있으나 직경이 좁은 관 같은 부분은 아무래도 쉽지 않아보였다. 
  • 에어로치노 : 우유 스팀기로써의 기능 뿐만 아니라 거품만 만드는 것도 되고 차가운 모드도 가능하다. 라떼류나 카푸치노류를 주로 마신다면 고민의 여지 없이 에어로치노로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물에 제품을 온전히 담그는 것이 불가능하다. 어떻게든 세척을 할 수는 있겠지만 아메리카노를 압도적으로 마시는 내 입장에서는 굳이 이 선택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개봉

위와 같은 제품 박스가 택배상자에 배달되어 왔다. 박스 상단 손잡이에 뭔 종이가 껴있나 했더니 머신 구매자들에게 보내주는 바우처 봉투가 들어있었다. 

 

바우처 외에 캡슐 소개, 머신 설명서, 캡슐 수거용 봉투, 웰컴 오퍼 안내지 등이 함께 들어있다. 설명서에는 여러가지 유의사항과 사용법 등이 담겨있다. 사용 전에 꼼꼼히 읽었다.

 

박스가 이런 식으로 열린다. 보통, 가전제품이 배송될 때 스티로폼에 쌓여있으면 후처리가 쉽지 않다. 몇 달 전에 산 김치냉장고 보호용 스티로폼 부스러기가 아직도 발견이 될 정도로. 하지만 네스프레소는 개봉이 깔끔하다. 제품을 박스 위로 들여올려서 꺼내는 게 아니라 전면부가 분리가 되는 방식이라 스티로폼과 관련된 수고를 확실히 덜 수 있었다. 이런 부분에서 소비자에 대한 배려를 느낀다.

 

스티로폼을 얼추 제거하고 나면 각종 구성품들이 한 눈에 보인다. 개봉 후 처리도 깔끔깔끔.

 

밀크 시스템과 물받이통을 설거지하고 머신에 조립해보았다. 설거지는 식기세척기로도 가능하다고 한다. 밀크 시스템을 설거지할 때 빨대 세척솔이 있다면 더 유용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우유를 넣고 뽑는다면 따뜻한 물을 받아서 씻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을 것 같다.

 

물받이통도 깨끗이 닦았다. 물이 빠지는 스텐 받이에는 원래 파란색 커버가 씌워져 있다. 간혹 그걸 떼지 않고 사용하는 경우가 보이는데 처음부터 떼는 것이 좋다. 이 부속은 아니고, 다른 제품에 붙어있던 것을 나중에 떼려고 하니 엄청 안 떼어졌던 경험이 있다.

이 물받이는 쉽게 분리가 되서 웬만한 머그컵이나 크지 않은 텀블러에 캡슐을 추출하는 것이 가능하다. 캡슐 추출 후에 몇 방울 씩 잔여 샷이 떨어지므로 이것을 받쳐놓을 필요가 있다.

 

설명서에, 처음 사용하기 전에 캡슐 없이 룽고를 3번 추출하라고 되어있어 물통에 물을 가득 채웠다. 물통은 머신 뒤에 위치해있다. 물통을 고정 시킨 채 뚜껑만 여는 것도 가능하다. 벽에 붙여서 사용하는 경우도 많은데 물통이 옆에 있었으면 어땠을까 싶은 생각이 잠시 들었다. 헌데, 그러면 안 예뻤겠지 (ㅋㅋ)

 

최종 조립 완성 샷. 그리고 룽고 버튼을 눌러 물만 뽑아서 세척을 했다. 일리머신을 썼을 때 커피가 튀어서 머신이 아주 지저분해졌던 적이 있다. 그 제품이나 이것이나 하얀 색이라서 커피가 튀면 닦는 것도 일인데, 다행히 라티시마원은 그런 우려를 할 필요가 적다. 실제로 샷을 추출했을 때에도 그다지 튀지 않았다.

 

밀크 저그에는 물을 담았다. 원래는 물을 넣으면 밀크시스템이 작동을 하지 않는다. 두유나 아몬드 밀크도 안 된다고 한다. 시험 삼아 우유를 뽑아내기에는 또 설거지를 하기 좀 귀찮기도 했고, 이전에 본 후기에서 A4용지를 대면 반응했다고 하여 한 번 시도해보기로 했다. 종이 대신 머신의 외관을 닦아낸 하얀 행주가 눈에 띄었다. 하지만 이렇게 놓으면 안 된다. 밀크 저그 뒤에 보이는 까만 색의 정체가 궁금했는데 그게 밀크저그의 담긴 액체의 색을 인식을 하는 건가 했더니 공홈에 설명이 나온다.

커피 머신 전면의 검정색 창은 밀크 저그에 있는 우유의 양을 감지하는 센서입니다. 이 센서를 통해 밀크 저그가 비어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 커피 머신이 밀크 레시피 추출을 자동으로 멈춥니다.
- 출처 : 네스프레소 공식홈페이지

 

이렇게 싸매니까 신기하게도 작동을 한다. 물이 나오더라. 설명서에 이렇게 하지 말라는 글이 아무리 찾아도 없어서 일단 시도를 해보기는 했는데 이로 인한 고장 가능성은 장담 못하겠다. 고장 없이 쓸 수 있다면 겨울에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만들 때 아주 도움이 될 것 같다만.

앞서 언급했듯, 스팀 밀크만 뽑아내는 것은 안 된다. 카푸치노 버튼을 누르면 캡슐 추출도 함께해요..

 

14개의 캡슐이 들어있는 커피캡슐 샘플팩. 머신을 고를 때 어떤 캡슐이 맛있는지 찾아봤는데 사람별로 입맛이 너무 달라 직접 마셔보는 것이 좋겠더라. 오늘까지 샘플 4개를 마셔봤는데 역시 직접 마셔보고 나한테 맞는 것을 찾아봐야겠다. 일단 아이스아메리카노로 로마 합격. 투 샷 내리면 딱 적당할 듯.

 

여러모로 열일하고 있는 스벅 텀블러. 여기에 얼음을 담고 에스프레소 샷을 내린 후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이렇게 에스프레소 버튼을 눌러 샷을 추출한 다음 여기에 찬물을 조금 섞으면 아이스 아메리카노 완성. 커피 맛은 뭐 카페와 크게 차이 없는 걸로. 캡슐 커피가 언제 이렇게 발전을 했는지. 어서 빨리 다른 캡슐도 맛보고 싶다.

 

얼음을 넣고 우유를 붓고 그 위에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면 아이스라떼 완성. 이건 오늘 아침에 처음 만들어본건데 솔직히 아주 싱겁고 맛이 없었다. 캡슐도 그다지 어울리지 않았고 우유양도 부족했고 샷은 2개 필요한 것도 같고 여러가지고 총체적 난국이었다. 그래도 앞으로 내 맛, 나만의 레시피를 찾아가면 되니까 더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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