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몸은 처지고 휴가 날짜는 밀리고 밀려 9월로 넘어갔다.

9월이 얼마나 멀게 느껴지는 지 주말마다 여름과 휴가 기분을 만끽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리하여 뭐라도 하면서 보낸 덕분에 알차디 알찬 시간을 채웠던 것 같다.

말 그대로 잘 먹고 잘 놀고.



[몸보신 1]





한여름 폭염에 더위를 몇 번이나 먹었는지 모르겠다.

그때마다 체력도 엄청나게 떨어져서 몸보신을 해야 한다며 주말마다 폭식 행진 중.


평택에 장어집이 새로 생겨 방문했다.

정육식당처럼 장어를 주문하고 인당 상차림비를 별도로 받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실내가 꽤 넓은 편이고 테이블도 많은데 그것이 다 들어찬다.


백반집으로 간판을 바꿔달아도 될 정도로 밑반찬이 깔끔하고 맛있다.

장어는 한상이 차려나오는 곳보다 저렴하다.

주문할 때 두 사람이 먹을 거라고 하니 알아서 킬로를 달아준다.

두 마리에 53,000원.

장어도 두툼하고 실해서 먹고 나오면 배 찢어짐.



[아이스 홍차]




싱가포르에서 사온 TWG 홍차 티백을 냉수에 담가 냉장고에 1시간 정도 두면 잘 우러나온다.

한 번은 잊어버리고 밤새 냉장고에 뒀었는데 쓴 맛 작렬..

3~4시간까지도 괜찮은데 제일 좋은 것은 1시간이다.


남이 빨대를 잃어버린 콜드컵에 이런 식으로 아이스 홍차를 즐기고 있다.

시럽 같은 감미료가 전혀 들어가있지 않았는데도 감칠맛 작렬이다.

씁쓸한 맛과 향기로운 향이 기분도 좋게 해준다.

차갑게 먹으니 한낮의 더위를 견뎌내는 데 이보다 더 좋은 게 없다.



[몸보신2 육회]






결혼 전, 평택에 처음 방문했을 때 신랑이 여기를 데려갔었다.

평택역 뒤에 있는 역전육회인데 이곳 사람들에게 아주 유명하다.

그때도 이번에도 육회+초밥+육사시미가 세트로 나오는 메뉴를 먹었다.


식전에 소고기 무국이 나오는데 이게 진짜 세상 맛있다.

국물이 곰탕 같기도 하고 아주 시원하다.

고기를 따로 끓여서 넣은건지 고기가 부드럽고 국물이 맑은데 집에서 따라해보려고 해도 안 됨...


요즘에는 육회 체인점도 많이 생기고 했지만 돈과 입맛만 버릴 뿐이다.

한 번을 가도 제대로 된 곳을 가야지.


처음 왔을 때, 육사시미를 체다치즈와 함께 김에 싸 먹는 게 아주 신세계였다.

육회의 식감과 치즈의 맛이 아주 절묘했었다.

그런데 이번에 갔을 때는 처음의 충격은 없었다는... 그래서 그냥 한 점씩 집어먹는 걸로..


개인적으로는 육회+육사시미+낙지탕탕이 세트가 있었으면 좋겠다.



[알코올]






10여년을 알코올을 멀리하다가 지난 겨울 <봉인해제> 한 후 소주도 먹고 맥주도 먹고 말아도 먹고...

술을 먹게되니 예쁜 라운지를 찾아가는 재미도 생겼다.


이곳은 소사벌에 있는 아이언 비어인가 하는 곳인데

테라스가 아주 멋드러지다.

이름에서 전혀 유추 못했던 아이언맨이 테라스 귀퉁이에 우뚝 서있다.

겁내 멋짐.

아주 더운 날에 가서 테라스는 구경만 했는데 봄이나 가을에는 테라스로 가야겠다.


여기는 세계맥주전문점처럼 맥주를 직접 냉장고에서 꺼내 먹고 일괄 계산하는 곳이다.

이날 마신 건 버니니 클래식

버니니만 보면 버니니와 소주 한 병이, 남자를 꼬시는 데 딱이라는 모 회사의 마케팅 팀장님이 떠오른다.

남자가 아니라 여자였나?

암튼 술을 잘 못하는 사람이 가볍게 즐기기 괜찮다.



[물놀이1 워터파크] 





길고 길었던 장마

드디어 주말에 비소식이 없길래 주중 내내 주말 계획을 세웠는데 금요일에 토, 일도 비가 온다고 떴다.

그래서 주말을 그냥 포기했건만 토요일 아침 일찍 눈을 떴는데 하늘이 맑고 해도 뜬 게 아닌가!!

비몽사몽한 신랑을 깨워 나가자고 채근했다.


세면도구만 빼고 챙길 건 다 챙겨서 40분을 달려갔다.

이때가 7월 마지막 토요일... 피크 시즌...

다행히 삼성카드 실적이 되어 동반자 1인 무료 혜택을 받고 입장.


신랑은 워터파크를 가본 적이 없고 물을 무서워하는 사람인데 내일이 없는 사람처럼 놀았다.

사람이 많아서 기구를 타는 것과 파도풀 깊이 들어가는 것은 포기해야 했지만 물놀이는 넘나 신나는 것...


나이 생각 안 하고 초반부터 달리는 바람에 일찍 뻗었고

다음날 근육통에 시달렸다.



[물놀이2 해수욕장]




캐리비안 베이를 다녀온 그 다음주 주말

뭘 해야할 지 또 못 정하고 토요일 아침이 됐다.


새벽 4시에 일어나 오션월드에 아침 7시에 도착하자는 빅 플랜은 오션월드 제휴 할인 혜택이 형편 없어서 포기했고

일단 아침 7시에 신랑을 깨워 고민을 했다.

우선 서해에 있는 해수욕장을 가다가 차가 막히면 캐리비안 베이나 가자는 데 동의하고 10시쯤 출발했다.

목표는 무창포 해수욕장


국도로 돌아가서 막히는 구간 없이 도착은 했는데 편의시설이 부족했다.

해변이 넓고 사람도 별로 없어서 놀기에는 좋긴 하나 탈의실이 없고 샤워실은 잠겨 있던 것.

조금도 결정을 지체하지 않고 15분 거리의 대천 해수욕장으로 갔다.


대천 해수욕장의 어마어마한 인파 때문에 여기가 해운대인가 싶었다.

단체로 놀러온 젊은이들, 특히 남학생들이 많았다.

이곳은 수능이 끝난 후에 친구들과 여행을 온 추억도 있는 곳인데 격세지감이란 말을 이럴 때 쓰는 게 아닐까 싶다.


아무튼 잘 지어진 건물에 락커, 탈의실, 샤워실까지 편의시설이 꽤 만족스러웠다.

물은 서해의 물이 그렇듯... 그러하고, 밀물 때 파도가 크게 밀려들어오는 데 워터파크의 파도풀 느낌이 나는 것이 아주 재미있다.


파라솔을 빌릴 때 당연한 듯 3만원이라고 하는데, 파라솔, 돗자리, 선베드가 포함된 가격인데

원하지 않으면 돗자리든 선베드든 빼고 가격을 지불해도 된다.

그걸 모르고 걍 3만원을 냈는데 선베드는 굳이 없어도 될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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