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편은 네번째날에 있었던 일정으로, 맨유 훈련장 방문과 박지성 선수와의 간소한 팬미팅에 관한 내용이다. 영국에 가서 박지성 선수의 경기를 관람하는 이벤트는 이제껏 많이 진행되어 왔던 것 같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맨유 훈련장에 방문한다는 이벤트 내용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본 이벤트에 당첨되고 첫 설명회에 참가했을 때 맨유 훈련장에 방문할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듣고, 내가 얼마나 큰 행운을 거머쥐었나, 2011년의 행운은 여기에 올인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맨유 캐링턴 훈련장 방문. 훈훈하고 즐거워보이는 선수들


 

1. 훈련장이 이런 시골길에 있을 줄은 몰랐다.
2. 아침 일찍부터 기다리고 있는 여성 팬


맨유 훈련장의 보안은 삼엄하다. 일단 훈련장에 들어가는 길 자체가 비좁은 1차선 도로이고, 그 도로의 매우 안쪽에 위치해있다. 외부인의 접근을 엄격하게 차단하고 있는 듯하다. 훈련장으로 들어오는 것을 허락받았다고 해서 그 이후의 행동이 자유로워졌음을 뜻하진 않는다. 맨유에서 나온 인솔자를 따라 정해진 경로를 따라 이동해야 했으며 사진촬영 또한 허락이 필요함은 두말할 것도 없다. 우리의 경우,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모습을 촬영하는 것은 괜찮았지만 야외구장에서 촬영하는 것은 안 된다고 했다.


 

1. 훈련장 전경
2. 도란도란 싸이클을 타는 선수들
3. 머리 심길 잘한 루니, 간디작살 긱스옹



 

1. 나란히 훈련 중인 치차리토와 박지성.......의 튼실한 허벅지.... 남자다잉~
2. 내 눈에는 한없이 재미있어 보이지만 저것도 다 훈련의 일환
3. 남들 훈련할 동안 쉴새없이 수다에 심취해 계시던 에브라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선수들. 캐링턴 훈련장에 대한 전반적인 소감은 생각보다 소박하다는 것이었다. 몇 가지 사소한 점을 제외한다면, 내가 사는 시내에 있는 실내 체육관처럼 보였다. 최첨단의 화려한 웨이트 트레이닝 센터를 제멋대로 상상한 것 치고는, 간소하고 깔끔한 분위기였다. 훈련을 받고 있는 선수들 분위기도 그랬다. 우리가 들어갔을 때 대다수의 선수들이 싸이클을 타고 있었는데 잡담도 나누면서 편안하게 훈련을 받고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관람객이 지켜보는 앞에서 훈련을 받는 일이 대수롭지 않아 보였다.


 

1. 저기요.. 안 추우세요?
2. 즐거워보이는 지성팕

선수들의 실내 훈련이 끝나고 우리도 인솔자를 따라 야외구장으로 이동했다. 한국 추위가 살을 에는 느낌이라면 영국의 추위는 뼛 속까지 한기가 서리는 느낌이라더니 정말 추웠다. 바람 때문에 제대로 나온 사진도 없었다. 나 같으면 몸이 움츠러들어서 제대로 뛰지도 못할 것 같은데 역시 운동 선수들이라 이런 날씨에서도 훈련에 여념이 없었다. 그 와중에 반바지를 입은 선수도. ㅜㅜ 이곳에서는 사진촬영을 엄격하게 금지 당했다. 소심하게 몇 컷만 찍고 카메라를 내려 놓아야만 했다. 




   팬미팅. 박지성 선수와의 만남은 신속정확하게

캐링턴 훈련장에서의 마지막 미션. 박지성 선수와의 팬미팅이다. 이 미션이 행해지기까지는 나름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 장대한 스토리의 일부는 이 이벤트에 함께했던 참가자와 관계자들의 훈훈한 추억으로 남겨두기로 하고, 뜬금없이 생겼던 문제 중 하나는, 박지성 선수에게 모 언론사와의 인터뷰가 잡혔다는 것이다. 내가 알기로는 당일날 갑자기 생긴 스케줄인 것 같은데 우리로서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 팬미팅도 박지성 선수의 아주 바쁜 훈련 스케줄 중간에 짬을 내서 하는 것이라 팬미팅 시간이 충분치 않을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그래도 사전에 정해진 약속대로 팬미팅을 원활하게 끝마치기 위해 자리를 셋팅하고 사진 촬영이나 사인회 등 일련의 순서들을 재점검했다.


 

1. 사인 받을 티셔츠 준비 완료
2. 박지성 선수 도착


축구협회 차장님께 주의사항 몇가지를 당부 받은 후에 박지성 선수가 들어왔다. 박지성 선수가 착석했구나 하는 생각도 들기 전에 사인회가 재빠르게 시작되었다. 사인을 받고 돌아와 박지성 선수를 카메라에 담을 틈도 없이 2인 1조로 사진촬영을 하는 순서가 돌아왔다. 같은 조였던 오빠와 사전에 약속했던 포즈가 있었지만 이러저러한 사정 때문에 어색하게 사진을 찍었다. 여행에서 돌아와 그 사진을 친구들에게 보여줬더니 '합성이냐', '넌 박지성 팬이 아니구나, 왜 이렇게 어색하냐', '박지성 판넬은 어디서 구했냐', '박지성도 판넬 같고 너도 판넬 같다' 말들이 많다. ㅋㅋㅋ 사진 촬영 순서를 마치고 단체 사진까지 찍고 박지성 선수는 훈련장으로 복귀했다. 나중에 들으니 이 모든 과정을 12분만에 끝냈다고 한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알차게 할 건 다 한 팬미팅으로 오래도록 추억거리가 될 것 같다.


* 둘째날, 셋째날 숙소: Renaissance Manchester City Centre

우리나라의 명동 같은 느낌이 드는 맨체스터 시내에 위치해 있다. 호텔 밖으로 나가면 바로 쇼핑가가 나오고 맨체스터 성당과 시청사가 인접해 있다. 3분~5분만 걸어나가면 엄청나게 빠른 관람차도 탈 수 있다. 이곳 역시 아늑하고 잠자리가 참 편안하다. 내가 너무 잘 잤던 건지 모르겠지만. 객실도 넓고 욕실도 넓은 점도 만족스럽다. 조식 뷔페의 종류가 좀 적은 듯하지만 맛있으니 장땡.


-1편: http://asnooze.tistory.com/303
-2편: http://asnooze.tistory.com/304
-4편: http://asnooze.tistory.com/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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