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산옛날곱창

당산에서 자취를 할 때 거의 매주 찾았던 곳이다. 당산을 떠난 후에도 그 맛이 그리워서 몇 번 가려고 했는데 번번이 사정이 생겨서 돌아오곤 했다. 그게 벌써 2년이 넘었다. 그새 당산옛날곱창의 위치가 바뀌었다. 다행히 원래 위치와는 도보로 1분도 되지 않는 곳이다. 이전을 했다는 자체만으로도 놀랬는데 이전을 해간 곳을 보고 더 놀랐다. 당산을 잘 아는 사람이라면 오랫동안 터를 잡고 있던 동태탕 식당을 알 것이다. 그 식당이 없어지고 곱창집이 들어왔다. 무슨 히스토리가 있을까, 칼칼하고 시원한 동태탕집은 어디로 갔을까 너무 궁금했지만 알 길이 없다.

 

당산옛날곱창이 있던 자리에서 오른쪽으로 조금만 올라오면 나오는 첫번째 골목으로 들어가면 간판이 쉽게 눈에 띈다. 당산역에서는 3번 출구로 나왔을 때 바로 보이는 골목이다.

 

골목을 조금만 걸어들어오면 자동차 정비소 맞은 편에 당산옛날곱창이 있다.

 

예전에는 테이블이 다닥다닥 붙어있던 아담한 가게였는데 공간이 넓어져 훨씬 여유롭고 편안해졌다. (대낮에 가긴 했지만) 밝아진 것도 참 좋다.

 

가격은 많이 올랐다. 지금 사는 동네도 한 달이 멀다하고 곱창가격이 오른다. 그럼에도 곱창집에 갈 때마다 자리를 찾기 어렵다. 어쩌겠는가. 잊을만 하면 한 번씩 특유의 고소하고 쫄깃하고 기름진 맛이 생각 나는 걸.

 

기본으로 나오는 상차림. 나는 우리 동네 곱창집들에게 불만이 좀 있다. 하나는 불판에 숙주가 산더미처럼 나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곱창을 찍어먹는 간장 소스에 양파와 고추가 쥐똥 만큼 나온다는 사실이다. 물론 간장 소스가 메인이긴 하지만 저 양파와 고추 조각으로 느끼한 맛을 잡고 입안을 개운하게 해주는 건데 양이 야박하게 느껴졌던 것이다. 그거 주려면 뭐하러 주는 지 모를 일. 

 

칼칼하면서 깔끔한 우거지 된장국이 연이어 나온다. 곱창 구이와 찰떡궁합이다. 곱창집마다 곁들여나오는 국이나 찌개가 다르다. 선지해장국이 나오던 집도 곱창과 먹기 괜찮았다. 그런데 김치국, 콩나물국은 좀 아니었다는 게 개인적인 평이다. 

 

예전에는 모듬을 주로 시켰는데 요새는 곱창과 대창만 시킨다. 대창의 보들보들하고 연한 느낌이 좋아서다. 이곳의 음식은 다 구워져 나온다. 더 기다릴 필요 없이 바로 먹으면 된다는 점이 만족스럽다. 

앞서, 숙주가 곁들여나오는 곱창에 대해 불만을 얘기했는데 가뜩이나 곱창의 기름이 넘쳐나는데 숙주에서 물이 많이 나와서 기름이 많이 튀고 숙주를 걷어내면 너무나 빈약해지는 모양새 때문이다. 숙주를 간장소스에 찍어먹으면 참 맛있긴 하다만 전체적으로는 불호.

아무튼 숙주가 나오지 않는 여기 곱창이 너무나 그리웠다. 여전히 꼬숩고 맛있다. 질기지도 않고 곱창 치고 꽤나 부드러운 편이다. 

 

좋은 건 맥주랑 같이...라지만 술 잘 못 함.

 

그냥 먹어도 좋고 소스에 푹 적셔서 먹어도 좋다. 이 소스를 넘 좋아해서 옆에 기름장이 있었다는 사실을 이제서야 깨닫는다.

 

젓가락에 고추를 걸고 함께 먹으면 금상첨화.

 

뭐니 뭐니 해도 이곳의 백미는 곱창 후 먹는 볶음밥이다. 사진 찍는 것을 잊고 숟가락부터 드느라 한 귀퉁이가 없어졌다. 바닥은 바삭바삭하고 윗부분은 촉촉하게 볶아낸 볶음밥은 여느 곳과 비교해도 최고인 듯. 볶음밥 가장자리에 두른 달걀찜도 존재감을 자랑한다. 달걀찜은 살짝 덜 익혀서 볶음밥과 함께 떠먹어야 하는데, 신랑이 전화통화를 하는 것을 기다리느라 볶음밥도, 달걀찜도 너무 익어버렸다. 그래도 기대만큼 맛있다. 

 

 

 

홍대 타코 맛집 , 퍼기 포레스트

신랑이 며칠 동안 타코 타코 노래를 불렀다. 골목식당의 영향이다. 결국 홍대에 있는 멕시칸 음식점을 몇 군데 추려오길래 현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이곳으로 향했다. 당산에서 곱창을 먹은 직후였음을 고백한다.

퍼기 포레스트는 홍대 놀이터 뒷편의 골목에 있다. 큰 골목골목들이 인산인해인데 반해 작은 골목으로 들어오니 한산하다. 적도를 연상케 하는 짙은 녹색의 외관과 열대 식물들 때문에 순간 발길이 멈춰졌다. 뭔가 덥고 강렬한 분위기가 있다.

 

내부는 잠시 전에 느꼈던 강렬함에 더해 몽롱함이 있다. 식사보다는 술이 어울리는 분위기이고 장식 하나 하나에 눈을 뗄 수가 없다. 짙은 녹색, 너무 좋다.

 

원래는 오리지널 포크 타코를 원했는데 더위와 습기에 내 정신이 가출을 했는지 비프 타코를 주문했다. 고기와 채소, 치즈가 듬뿍 들어가 든든한 느낌이 있고, 그 3가지를 한 번에 먹는데 맛이 없을 수가 있을까?ㅋㅋㅋ 나는 고수를 좋아하는 편이고 신랑은 전혀 못 먹는데 고수가 좀 더 있어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이건 내가 먹고 싶었던 과카몰리볼. 나초와 함께 나온다. 위에서 사진을 찍으니 더할 나위 없이 꽃 모양. 집에서도 과카몰리 만들기를 시도해본 적이 있었는데 역시 남이 해준 게 맛있다. 

 

여름 휴가에는 모히토가 제격

 

술을 잘 못 마시지만 매번 이름이 예쁘니까 주문하는 마가리타. 

 

오리지널 포크 퀘사딜라를 추가로 주문했다. 그런데 카메라에 손가락 무슨일... 이제 알았다. (ㅠㅠㅠㅠㅠㅠㅠㅠ) 갠적으로는 비프보다는 포크쪽이 훨 맛있었다. 함께 나오는 할라피뇨를 살짝 얹어서 먹어도 개운해서 좋았고.

 

테이블 위에 인스타그램 홍보 이벤트가 있어서 당장 올리고 오렌지에이드를 서비스로 받았다. 물담배를 하는 경우에는 물담배 토핑을 받을 수 있는 것 같았다. 

 

입구에서 볼 수 있는 메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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