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디저트와 빵에 대한 생각이 끊이지 않던 8월 말,

그때가 생일즈음이기도 했는데 홀케이크를 사서 다 먹지도 못하느니

애프터눈 티를 선택해 다양하게 즐기고 오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리고 수원역에 위치한 노보텔 앰버서더 호텔을 선택한 이유는 집에서 가장 가까웠기 때문이다.

게다가 가격도 1인 24,000원으로 다른 호텔들보다 합리적이었고

다른 블로거들의 후기를 봐도 구성이 괜찮아 보였다.

 

주차는, 수원역 뒷편 도로로 진입해 노보텔 호텔 주차장 지하 1층 주차장을 이용했다.

주차장이 생각보다 한산했고 주차요금은 무료였다.

하지만 이에 대해 문의했을 때 숙박객이 아닌 이상 항시적으로 무료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올라가 우측에 보면 더 스퀘어(the Square)라는 뷔페가 있다.

더 스퀘어의 입구 공간은 바와 카페로, 안쪽으로는 뷔페로 운영되고 있다.

애프터눈티를 예약했다고 하고 제일 안쪽 창가 자리를 선택해서 앉았다.

 

가운데 바를 중심으로 테이블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시원한 통창 밖으로는 사람들이 수없이 오며가는 버스정류장이 있어

굳이 창가 자리를 고집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뒷편은 뷔페석이었는데, 콘솔과 화분으로 구분되어 있다.

 

음료는 커피나 차 종류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나는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남편은 얼그레이 홍차를 주문했다.

 

많은 양의 디저트를 부담 없이 먹기 위해서는 함께 마시는 음료의 역할이 중요하다.

단쓴단쓴!!

몇 년 전, 러시아 음식점에서 굉장히 단 케이크를 먹어볼 기회가 있었는데

씁쓸한 홍차를 곁들여 먹으니 그 단 것을 무한대로 흡입할 수가 있었다.

홍차가 입안을 개운하게 해주고 식도와 위에서 올라오는 느끼함을 꾸욱 내려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던 것이다.

 

그런 점에서 수원 노보텔의 이 음료들은 아쉬움이 컸다.

아이스아메리카노의 씁쓸하고 진한 맛이 덜한 편이었다.

애프터눈티로서가 아니라 일반 카페에서 마시는 맛과 비교해도 너무 연했다.

사실상 목을 축이는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스타벅스의 그랑데 사이즈 정도로 양도 좀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오래 기다리지 않아 디저트와 샌드위치가 담겨진 3단 플레이트가 서빙되었다.

가격 대비해 디저트 종류와 크기 모두 꽤나 만족스럽다.

 

제일 상단에는 마카롱, 생크림 슈, 쿠키,

가운데에는 오레오 치즈케이크, 티라미수, 무화과가 올려진 롤케이크,

그 아래에 연어샌드위치, 햄치즈샌드위치, 초콜릿 컵케이크가 있다.

 

이 아래 사진은, 각 플레이트의 근접샷이다.

 

3단 플레이트와 별개로 크렘브륄레도 함께 서빙되었다.

달달함, 촉촉함, 부드러움의 극치.

 

달달한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샌드위치를 제외하고는 다 단 맛이라 먹는 순서에 큰 의미가 없을 것 같았다.

먹고 싶은 것부터 먹었다.

대신 샌드위치를 제일 처음과 끝에 먹었는데,

다음에 온다면 중간이나 마지막 즈음에 먹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샌드위치의 채소가 식도를 잠시 청량하게 해주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컵케이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먼저 먹었다. 생각보다 괜춘.
이제는 국민 케이크라고 생각해도 될까? 띠드케이크.
무화과 알레르기가 있지만 한 두개쯤은 괜찮다.
자세히 보아야 하트다. 티라미수 케이크.

그 무엇보다 케이크를 '다양하게' 먹고 싶었는데 그 마음이 충족된 것에 만족한다.

달달하고 느끼한 것을 폭식한 대가로 정작 생일 당일은 매운 떡볶이로 때웠지만.

반평생을 생일마다 홀케이크에 촛불을 켜는 것이 올해는 유난히 의미 없이 다가왔는데

먹고 싶은 것을 먹으며 소소하게 보내니 마음도 편하고 좋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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