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을 처음 방문하는 것은 아니었다.

몇 년 전 운이 좋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기를 보는 이벤트에 당첨이 됐었는데 마지막날 일정이 런던 투어였다.

시간도 얼마 없었고 비도 많이 와서 대부분 관광버스에서 창 밖으로만 봐야했다.

그때 버스에서만 보던 곳을 이제서야 직접 가보게 됐다.


세인트 판크라스역에 짐을 맡기고 곧바로 킹스크로스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레스터스퀘어역으로 떠났다.

왜냐하면 런던패스를 찾으러 가야 했기 때문에.

파리뮤지엄패스처럼 한국에서도 수령할 수 있다면 좋을텐데, 그래도 인근이 관광지 밀집지역이라 일정을 짜는 데에는 큰 무리가 없긴 하다.

지하철역 밖으로 나오자마자 펼쳐진 런던의 풍경, 반짝반짝 했다.

날이 좋아서 그랬는지 거리가 환하게 빛이 나더라.

순간 기분이 확 좋아져서 '와~ 런던이야'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첫번째 : 레스터스퀘어역 > 런던패스 사무실 > 트라팔가 광장 > 버킹엄궁전으로 갈 수 있는 교차로 > 한식당 Yori

두번째 : Yori > 내셔널갤러리

세번째 : 내셔널갤러리 > 3 Sim 매장(없음!!!) > 골든주빌리브릿지 > 화이트홀가든 > 빅벤 > 성 마가렛 교회 > 근처 어슬렁


반나절 정도 이동한 동선을 지도에 표시해봤다.

이렇게 보니, 잘 알아보지 않고 가서 쓸데없이 걸은 양이 많다.

이래서 일정을 짤 때 지도를 잘 보고 지도 중심으로 짜는 것이 효율적이다.

Yori 좌측은 피카딜리서커스이다. 참고하여 여행 계획을 짜면 도움이 될 것이다.



<사진출처 : 구글맵 / https://www.google.co.kr/maps >


레스터스퀘어에서 길을 건너 조금만 밑으로 내려오면 런던패스를 수령할 수 있는 곳이 나온다.

어디 건물에 붙어있을 줄 알았는데 길 한복판 부스에 있어서 의외였다.

여기로 들어가서 지하로 내려가야 한다.

한국에서 패스를 구입하면 이메일로 바우처를 보내주는데 이것을 출력해가야 교환이 가능하다.



<런던패스 부스 위치>





부스를 나와 트라팔가 광장으로 가는 중

왼편에는 내셔널갤러리가 있고 눈 앞에 보이는 것은 성 마틴 인 더 필드

광장 주변으로 펜스가 높이 쳐져있어서 공사라도 하나 싶었다.





조지 4세의 동상

트라팔가 광장도 버스로 지나가며 스쳐봤던 곳.





트라팔가 광장 끄트머리쯤, 헨리 해브락경의 동상


<트라팔가 광장 위치>





트라팔가 광장보다 우리의 이목을 더 끌던 광경이 있었다.

이곳은 5개의 도로가 만나는 교차로인데 차량 통행은 막힌 상태였고 어마어마하게 많은 군중들이 모여 있었다.






길을 건너 가까이에 가보니 되게 멋있는 차가 왔다 갔다 하길래 영화촬영이라도 하는 줄 알았다.

아치 문 너머로 버킹엄 궁전이 보여서 진심 너무 놀랬다.

와, 이곳에 있었다니.

신이 나서 아빠한테 저기가 버킹엄 궁전이라고 하니까 '내 평생에 런던에 와보다니'라며 엄청 좋아하셨다.


나중에서야 알게 됐는데 이날이 <세인트 패트릭스 데이>였다.

군중, 큰 펜스 외에도 뭐지 싶었던 게 초록색 옷을 입은 무리들이 나타났던 것.

초록색 옷 때문에 아일랜드와 관련된 뭔가가 있나보다, 아일랜드 독립과 관련된 축제인가보다 했었다.

성 패트릭은 아일랜드에 카톨릭을 전파한 사람이고, 이날은 그분이 돌아가신 날이라고 한다.

전에 맨체스터에 갔을 때, 도착한 날도 무슨 축제가 끝난 후였다.

술에 취해서 눈 돌아간 영국 사람들이 길 곳곳에서 난리도 아니었다.

영국은 축제가 재미있는 곳이구나 싶어 더 구경을 하고 싶었는데 밥이나 먹으러 가자고 발길을 돌리셔서 한식당으로 갔다.


<버킹엄궁전 입구 Admiralty Arch 위치>


위 동선지도에서 쓸데없이 동선이 길어진 이유는 길을 못 찾아서 그렇다.

<Yori>는 아담한 한식당이고, 으례 그렇듯 다양한 메뉴를 판매한다.

반찬도 음식도 맛이 있고, 직원들이 유학생인지 보기만 해도 마음이 편해진다.

12시쯤 갔는데 문을 열지 않은 건가 해서 식겁했었다. 오픈시간이 딱 12시인 듯.

음식사진은 분실...ㅠㅠ

엄마아빠가 넘 만족스럽게 식사를 하셔서 한숨 놓았다.


<런던 한식당 Yori 위치>





밥을 먹고 내셔널 갤러리로 들어갔다.

엄마아빠가 안 좋아하실 것 같아 금방 나오려고 했는데 아빠가 열심히 보신다. 엄마는 흥미없어 하시고..

손꼽히는 갤러리라고 하는데 끽해야 30분 있다 나왔다.

다음에 가게 되면 여유있게 둘러보고 나와야겠다.


이 근처에 쓰리심 매장이 있다고 나오길래 찾아갔는데 아무리 둘러봐도 없다.

짐을 다 빼서 텅텅 빈 가게만 있었다.

유심이 꼭 있어야 이후의 여행이 편할텐데 걱정은 됐지만 다음날 오후 늦게까지 유심 없이 잘도 다녔다.


그 매장 맞은편은 채링크로스 기차역이었는데 지도를 보니 밑으로 내려가면 런던아이가 있길래

기차역 건물 오른편 골목으로 쭉 쭉 내려갔다.





밤에 저것을 타고 런던 야경도 보고 싶고 했지만 시간이 있었어도 엄마가 무서워해서 못 탔을 것 같다.

지금은 내가 무서워서 앞으로도 못 탈 듯ㅋㅋ

런던아이를 본 곳은 골든주빌리브릿지. 다들 여기에 올라와서 런던아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





밑을 내려다보니 학생들로 구성된 악대가 서있다. 귀여움ㅋㅋㅋ


<골든주빌리브릿지 위치>





골든주빌리브릿지를 내려오면 왼편에 화이트홀가든이 있다.

푸릇푸릇한 잔디밭에 꽃도 많이 심어져 있고 잔디밭 한가운데에는 동상이 몇 개 서 있다.


3월에 이렇게 꽃이 필 때 와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꽃도 넘 넘 예쁘고...

이전에 2번의 유럽 방문은 모두 겨울이라 너무 황량했기 때문이다.

다음에는 따듯해서 옷도 가볍게 입을 수 있을 때 오고 싶다.





런던은 원래 흐리고 비 많이 오고 그런 지역 아니었던가?

어쩜 이렇게 햇살이 아름답게 비추고 반짝반짝 빛이 나다니... 감동 또 감동.







화이트홀 가든을 지나 템스 강변을 따라 걷다보니 멀리 국회의사당이 보인다.

여기에도 에피소드가 하나 있는데, 지난 런던 방문 때 국회의사당을 보긴 봤는데 국회의사당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때 잘 나오는 곳을 갔었다. (ㅜㅜ)

이 안에도 들어가보고 싶어서 다음에 런던을 가면 꼭 가봐야지 했는데 이번에는 바로 앞에서만 보고 왔다.

점점 가까이로 가게 되니 담에는 입장까지 해보게 되겠지... 될까...


<빅벤이 잘 보이는 영국 국회의사당 포토존 위치>



 지도마크를 기념탑으로 찍었으나 램버스 브릿지 와 인근 템즈강변을 생각하면 된다.

국회의사당을 배경으로 그림 같이 사진을 찍기 좋다.





크오오오... 그리고 드디어 눈 앞에 나타난 빅벤!!!

어째 또 2시 정각에 맞춰 가는 바람에 종소리도 들었다.

그런데 빅벤이 역광이라 사진 찍기가 쉽지 않았었다.





저 어마어마한 걸 지은 것도 대단한데 지금도 국회의사당으로 사용되고 있다니 진짜 멋있는 것 같다.


<빅 벤 위치>






길 안쪽으로 들어와 보니 런던아이, 빅벤이 함께 보인다.

빅벤부터 여기까지 사람이 아주 아주 많은데 공사도 하고 있고, 몇 십 분 뒤에는 시위행렬까지 지나갔다. 난리 난리 ㅋㅋㅋㅋ





<성 마가렛 교회>

저 길 위에서 멋있는 건물이 보이니 엄마가 앞장서서 간다.

한창 예배 중이었고 입장은 불가했다.

오른편으로 돌가가보면 사람도 덜하고 평화로운 분위기가 감돈다.

뾰족뾰족하게 하늘로 치솟은 고딕양식으 건물 뒤로 다른 둥글 둥글한 건물이 떡하니 있는 것도 색다르다.





다른 종교지만 신을 경외하며 간절한 마음으로 지은 교회나 성당 건물들은 너무나 위대하게 느껴진다.

그렇게 전쟁이 많았고 파괴된 것도 많지만 이렇게 보존이 되어 있는 것도 대단하고...


이전 여행에서 가이드님으로부터 웨스트민스터 사원과 웨스트민스터 궁에 대해 설명을 들었는데

기억에 헷갈리게 남아있어서 가족들에게 설명을 제대로 못했다. 웨스트민스터 사원도 대충 보고..

격무에 시달리느라 여행 준비를 제대로 못했기 때문이라 변명해본다....

오히려 지금 여행기를 정리하며 제대로 공부 중


<성 마가렛 교회 위치>






저 오른편까지 가보려고 했는데 길도 막혀있고 해서 실패했다.

되돌아오는데 시위 행렬이 끝이 없어서 당황...

웨스트민스터역까지 돌아가는 데 30분은 걸린 것 같다.



마무리로, 파리, 런던 인아웃 선택에 관한 개인적인 의견을 적어보려고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파리 인, 런던 아웃을 추천한다.

파리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크게 갈린다고 하는데 그 이유가 가장 크다.

호불호가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시민의식과 관련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프랑스는 선진국이고 그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기대하고 가는데 실제로 가보면 그에 못 미치는 부분이 있다.

길거리의 개똥들은 차치하더라도 대놓고 거스름돈을 꿀걱한다거나 불친절하다거나.

지하철도 파리보다는 런던이 더 쾌적하고 이용이 편리하다.

관광지 자체는 파리가 훨씬 감명 깊었는데 생활에서 일어난 사소한 경험들이 쌓이고 쌓여 전반적인 인상이 좋지 않았다.

그에 반해 런던은 정갈하고 친절한 인상으로 남아있다.

때문에 전체적인 여행을 좋게 마무리하고 싶다면 런던 아웃을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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