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포스팅은 런던 두번째날.

다행히!!! 런던에 있는 내내 날씨가 좋았다. 해도 쨍쨍하고.

그래서 2박3일의 짧은 일정에도 다녀볼만한 곳은 다 가본 것 같다.

지금 생각하니 참 감사하다.





세인트폴역에서 아주 가까이 있는데 여기는 성당의 북쪽이고 입구랑은 완전 딴판이다.

아무것도 모르고 북쪽 출구 정원과 성당 배경이 예뻐서 사진을 많이 찍었다.


그런데 동생 얼굴이 갑자기 사색이 됐다.

런던패스를 호텔에 두고 왔다는 것이다.

뭐 여권이나 지갑도 아니고 그 정도야 별일 아니라고 생각해서 잘 달랜 후에 호텔 가서 찾아오라고 했다.

호텔과 세인트폴역은 5정거장밖에 떨어져있지 않아 금방 올 줄 알았는데 30분이 지나도 오지 않는다.


엄마랑 내가 쓰던 객실에 두고 온 게 아닌가 싶어 객실 키를 들고 아빠도 호텔로 갔다.

어찌나 초조하던지... 전화도 안 걸리고ㅠㅠ

(해외에서 해외에 있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려면 그냥 통화버튼만 누르면 안 되고 어떻게 해야 한다는데

아는 지식 총동원해서 전화를 걸어도 전화가 안 되고 문자는 보내도 묵묵부답ㅠㅠ)

지하철역으로 내려가서 목이 빠져라 사람들을 살펴봤다.

거의 한 시간이나 되어서야 동생의 모습이 보였다.

가슴을 쓸어내린다는 표현이 아주 적격이었던 상황.





세인트폴 성당 앞에는 폴(PAUL) 베이커리가 있다.

동생과 아빠를 호텔로 보내고 엄마를 밖에 계속 세워둘 수가 없어서 들어갔는데

엄마도 마음이 편치 않은지 그냥 앉아있지 못하겠다고 했다.

에그타르트 몇 개 사서 지하철역으로 갔다.

베이커리가 엄청 좋아보였는데 역시나 타르트가 완전 천상의 맛이었다.






세인트 폴 성당 앞 Queen Anne





북쪽에서 보던 모습과 매우 다른 세인트 폴 성당의 정면 모습


이곳이 런던패스가 가능한 곳이라고 해서 들어갔는데

이제는 불가능하다는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

근위병 교대식 시간이 얼마 남지 않기도 해서 발길을 돌렸다.


<세인트폴 성당 위치>





버킹엄 궁전은 워낙 넓어서 이쪽으로 가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전날 갔던 트라팔가 광장 근처 채링크로스역을 이용하여 세인트제임스 공원을 가로질러 와도 되고

하이드파크코너역, 세인트제임스 파크역도 가능하다.

출발하는 장소와 지하철 노선을 감안해서 선택하면 된다.

우리는 Green Park Underground역으로 가는 편을 이용했다.


지하철에서 내리면 버킹엄 궁전으로 가는 표지판이 안내가 잘 되어있고

실로 어마어마한 인파가 한방향으로 걷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출구를 나가면 광활하다는 표현이 어울릴만한 큰 공원이 나오는데 이 그린파크를 가로질러 가야 한다.

버킹엄 궁전까지 걸어서 5~10분 정도 걸린다.






공원은 키가 쑥쑥 자란 나무도 많고 봄이라 갓 피어난 꽃들도 많이 있다.

가족 단위로 산책을 하는 모습도 흔하고 참 여유롭고 평화롭다.

날이 따뜻할 때 온다면 피크닉 매트를 깔고 일광욕을 즐기면 지상낙원의 기분을 만끽할 수 있을 것 같다.





공원의 끝까지 가면 담 너머로 버킹엄 궁전이 보인다.


버킹엄궁전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하절기를 제외하고는 근위병 교대식을 격일로 한다고 했다.

3월은 짝수날에 교대식이 거행된다.

홀수날에 했으면 못볼 뻔했는데 이것도 참 다행이다.



<버킹엄 궁전 위치>





런던에 있는 관광객들은 모두 이곳에 모였나 싶을 정도로 엄청난 사람들이 몰려있다.

궁전 앞으로 가까이 갈수록 발도 못 디딜 것 같다.





또아리 튼 뱀 모양으로 조경을 해놓은 것이 재미있다.

이렇게 잘 꾸며놓은 정원이 궁전 앞에도 있고 뒤에도 있다고 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교대식이 시작되었다.

조금이로 잘 보려고 이리저리 자리를 옮겼는데 여의치 않다.

교대식을 동절기에만 두 번을 봤는데 하절기에도 보고 싶다.







끝났나싶어 그린파크로 돌아가려는데 기마병들이 들어오고 있었다.










크오오오오 멋있음ㅋ

버킹엄 궁 철창 안에서 교대하는 것을 멀리서 보면서

저 앞이 명당이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다.

교대 과정이 은근히 걸리길래 발길을 돌렸다.





아침보다 더 맑고 밝아진 그린 파크

사람도 더 북적북적해졌다.

런던에 오면 필수 코스로 가는 버거 앤 랍스터를 먹으러 다른 지역으로 가려고 했는데 그린 파크 근처에도 있다고 검색이 되었다.



<버거앤랍스터 위치 - 버킹엄궁전, 그린파크 근처>


그린파크를 빠져나와서 3분도 안 걸리는 거리에 있었다.

주변이 조용한 사무실 밀집 지역이라 내가 가는 길이 맞는 길인지, 지도가 틀린 것은 아닌지 오만 걱정이 다 드는데 아무 문제 없었다.





4인 가족 모두 랍스터로 통일했다. 비쥬얼 굿~

친구끼리 왔으면 메뉴도 느긋하게 보고 했을텐데 부모님과 여행을 오니 뭔가 초조해져서 그럴 겨를이 없다.


샐러드, 감자튀김이 사이드로 나오는 랍스터.

조리방식은 쪄서 나온다.

랍스터는 다른 갑각류보다 살이 그득하고 쫄깃쫄깃해서 좋다.

통통한 살에서 배어나오는 짭짤한 육즙도 감칠맛을 더한다.

엄마가 연신 맛있다고 하셔서 한시름 놓았다.

이런 경험은 자유여행에서나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아셨음 좋으련만.






점심을 먹고 켄싱턴 팰리스로 향했다.

블로그로 대충 검색했을 때 South Kensington역으로 가라고 해서 그 경로를 택했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

주변에 언더그라운드 역이 넘나 많은 것.

켄싱턴 팰리스를 보고 싶다면 퀸즈베이역 이용이 나을 것 같고,

로열앨버트홀을 거쳐서 가려면 나처럼 사우스 켄싱턴역을 이용하는 게 낫다.

나는 그린파크에서 출발을 했는데 그때는 런던지리에 익숙하지 않아서 몰랐지만 버스를 이용하는 것은 더 편했을 것이다.

이래서 여행 일정을 짤 때는 꼭 <지도>를 중심으로 동선을 정해야 한다.


로얄 알버트 홀은 콘서트장이다.

역에서부터 걸어서 10분은 온 것 같다.

로얄 알버트 홀은 천장이 둥근 돔 형태를 띠고 있는데 가까이서는 잘 보이지 않고

켄싱턴 가든으로 건너가 앨버트 기념비쪽으로 가서 보면 그 형태를 잘 볼 수 있다.


<로열 앨버트 홀 위치>


지금 지도를 확인하니 노팅힐도 코 앞에 있었네. ㅠㅠㅠㅠㅠㅠ

노팅힐을 가려다 포기했었는데 그냥 가는 것이 나을 뻔 했다.






이것이 앨버트 기념비

그 어떤 기념비보다 기품이 있고 예술적이다.

이곳 계단에서 잠시 쉬어갔다.





앨버트 기념비 앞에서 바라본 로얄 알버트 홀






다시 걸음을 재촉해 켄싱턴 팰리스로 향하는 길

어마어마하게 넓은 켄싱턴 정원을 가로질러야 한다.

영국 왕가는 정말 좋은 데서 사는 듯...





저기 보이는 곳이 켄싱턴 궁전

생각보다 아담(?)하고 도서관처럼 생겼다.

지금은 모르겠고 여행 당시까지는 윌리엄 왕자 부부가 살고 있다고 했다.

현존하고 있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고 하면 괜히 느낌이 남다르게 다가온다.






궁전 앞에는 큰 연못이 있다.

평화로움과 여유로움이 절정이다.





빅토리아 여왕의 동상

바람이 많이 부는 곳이니 겨울에 간다면 단단히 준비를 하고 가야 한다.

켄싱턴 팰리스에는 전시관도 있고 1층에 기념품샵과 카페가 있어 쉬어가기 좋다.

기념품샵에는 찻잔이나 접시 등도 판매하고 있는데 화려하고 예뻐서 눈 돌아가기 딱이다.


정원이 어찌나 넓은지 로얄 알버트 홀까지 걸어왔던 만큼 궁전까지 걸었다.

도저히 지하철역으로 돌아갈 수 없어서 버스를 탔다.

진작 탈걸... 바깥 풍경도 보이고 버스 최고~~


<켄싱턴 팰리스 위치>





대영박물관


여기 오기 전에 홀본역에 내려 인근 상점가에서 쓰리심을 구매했다.

인터넷 하나 안 되는 환경에서 부모님을 모시고 런던을 훑고 다니는 나 자신이 참 기특하다 기특해.

쓰리심이 런던뿐만 아니라 파리에서도 사용 가능하다 해서 샀는데 썩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쓰리심 매장과 대영박물관은 도보 10분 거리에 있다.

몇 년 전에 다른 나라에서 뺏어 온 유물로 전시를 한다고 일갈을 한 기억이 났다. (...)

미이라 등이 전시되어 있는 이집트관을 주로 관람하고

3층에 있는 카페에서 당근 케익과 홍차를 먹었다.

가격은 좀 있었지만 둘 다 맛이 있었고 편히 쉬기 좋았다.

지금 돌이켜보면 애프터눈티를 주문할 걸 그랬나 싶다.

애프터눈티가 뭔지도 잘 모를 때라 이제 와서 또 아쉬움이 남는다.


<대영 박물관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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